한껏 밝고 산뜻한 거리풍경을 연출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미니스커트.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말끔하게 뽑아 입고 숨겨진 각선미를 마음껏 뽐내고 싶어하는 이 첨단 의상은 스커트문화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대표적인 의상혁명으로 꼽힌다.


발명가는 영국의 의상 디자이너 메리퀸트여사.
1960년 여름, 퀸트는 새로운 의상을 선보이기 위해 연구를 거듭하고 있었다.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옷은 어떤 타입일까.’
벌써 수천 장의 디자인을 만들어 보았고, 그중 몇 가지를 골라 시장에 내놓았으나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좌절은 오히려 성공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적당한 그늘일 뿐이야”
오기가 발동, 세상을 깜짝놀라게 해 줄 의상을 찾는 퀸트의 집념은 그럴수록 깊어만 갔다.


오랜 연구가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그녀는 모든 작업을 원점으로 되돌렸다.
여성의 아름다움의 포인트는 얼굴, 다음은 윤곽이 뚜렷한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두 다리의 각선미......
퀸트는 여성의 신체부위와 더불어 남성심리까지 분석했다.


‘아찔하게 짧은 스커트로 다리 곡선과 엉덩이를 부각시키면 어떨까’
그것은 대단한 모험이었다. 과연 이처럼 노출이 심한 스커트를 거침없이 입을 수 있는 배짱 좋은 여성이 얼마나 될까?
당시까지만 해도 여성들이 무릎위 허벅지를 드러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시대였으니.....


‘아름다움은 자랑스럽게 공개돼야 한다.’
생각이 굳어지자 과감하게 비장의 카드인 미니스커트를 선보였다.
예상대로 처음에는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폭발적인 인기의 위세에 보수와 도덕의 목소리는 그대로 잠겨버렸다.
무릎 위로 한참 올라가다 마지못해(?) 경우 중심부만을 가진 느낌을 주는 미니스커트는 단숨에 영국 전역을 강타했다.
이어 5대양 6대주를 휩쓸어 전 세계가 걷잡을 수 없는 미니스커트 열풍에 휘말려 버렸다.


‘신사의 나라’에서 해괴한 옷이 이상야릇한 바람을 일으켰다고 못마땅해 하던 영국 정부까지도 입이 딱 벌어지는 인기와 수출고를 인정, 퀸트여사에게 망설임 없이 훈장을 수여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가 경제개발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을 때 가수 윤복희씨가 기포공항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며 국내에 첫선을 보인 미니스커트도 바로 퀸트여사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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