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팔경(長興八景) 그 뒷 이야기

가만히 있으면 중이나 갈텐데 사서 우세한 꼴이 되었다.
하지만 침묵만이 미덕이랴.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방관적 무관심보다 나을거라고 평소 생각해 온 터이고
또한 누구 못지않게 고향을 사랑하고 내고장을 아끼는 사람으로써 작은 소회(所懷)를 피력해 본 것일뿐. 한데 장흥신문의 한귀퉁이를 차지했을 뿐인 짧은 기고문의 반향(反響)은 좀 놀라웠다. 지역에 아직 신문이 배송되기 전인데 서울향우회 모임에서 장흥신문을 배포했던지 서울에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이후 계속된 전화나 만남에서 내가 의도했던 방향과는 상관없이 장흥팔경에 대해서 많은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었고 기고문을 읽어보신 분들 대부분이 격려와 호기심을 표해 주었지만 따끔한 말씀도 있었기에 부득이 몇자 뒷얘기를 부연코자 한다.
우선 편집이나 인쇄시에 발생했을 오자들로써 제암철쭉(帝巖 花) 천관산 억새(天冠蘆), 남산공원 벚꽃(南山櫻花), 득량만 고기잡이 불빛(得粮漁火), 문학공원의 수많은 탑들(文學千塔)을 본 지면을 통하여 바로 잡는다. 졸필(拙筆)로 웃음을 사는거야 내 몫이지만 오자로 인하여 몇분에게 지적을 받고보니 솔직히 짜증도 났다. 신문은 사회의 공기로써 글자하나 틀림에도 신뢰와 품격이 떨어질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장흥신문을 아끼는 충정에서 하는 말이다. 다음으로 많았던 지적은 신 장흥팔경(新 長興八景)을 논하려면 여러곳을 열거만 하지말고 적시(摘示)했어야 하지 않았냐는 얘긴데 천만의 말씀이다. 관심있는 많은 군민들의 공감을 도출(導出)하여 선정해야 할 문제아닌가. 오히려 세이천(洗耳泉)이 있는 장천제 골짜기(長川溪谷)를 후보군에 추가로 추천하고 싶다.
또 하나 본류와 어긋나는 문제로 칠거리 버섯조형물과 안양 종려거리에 대해 언급했다가 어느 분으로부터 조형물에 대한 대안이 있는가 라고 질문을 받았다. 물론 그 방면에 문외한인 사람이 무슨 대답을 하겠는가.
그러나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안양 종려거리는 안양면민들의 정성어린 성금으로 조성되어 애향심과 자긍심이 깃든 거리이다. 그 따스한 마음과 달리 지금 한겨울 낙엽진 거리에 똑같은 크기에 일정한 간격으로 도열하듯 서서 떨고 있는 그 나무에서 남국의 낭만이나 이국적인 정취보다 이질감 또한 떨칠 수 없음은 나만의 느낌일까.
안양 종려거리는 보성녹차밭과 수문권역에 연결되어 수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관광도로이다.
군당국에서는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 이 거리를 좀더 조화롭게 가꿔주기 바란다. 우선 노견이 넓은 곳들을 골라 종려나무를 무더기 무더기 군락이 지게하고 후박나무같은 늘푸른 아열대 수종을 곁에 심어 조화를 이루게 함이 어떨까. 필요하다면 우리집에 있는 종려나무를 스무그루쯤 기증할 수 있음도 밝혀둔다.
짧은 글을 마무리하려다 전회(前回) 장흥신문 기고문을 보지 못하신 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장흥팔경(長興八景) 후보군을 다시한번 얘기하고자 한다.
가지선경(迦智仙境)/용호청풍(龍湖淸風)/억불제월(億佛霽月)/제암철쭉(帝巖花)/사자귀운(獅子歸雲)/예변풍람(汭邊豊嵐)/ 천관포해(天冠抱海) 득량어가(得粮漁歌) 그리고 소등일출(小燈日出)/천관노화(天冠蘆花)/지제기암(支提奇巖)/남산앵화(南山櫻花)/모정농월(茅亭弄月)/득량어화(得粮漁火)/문학천탑(文學千塔)/수인단풍(修仁丹楓)/부용설경(芙蓉雪景)/대호산영(大湖山影)/보림모종(寶林暮鐘) 등이다.
신 장흥팔경의 선경을 제안하면서 따로 제안서를 내지 않고 장흥신문에 기고한 것이 전부이니 독자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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