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책포털/2008.0328/정책넷포터 조찬연(choch1104@yahoo.co.kr)



비동마을 표지석


옛 돌담길을 거닐어보자. 사자산 자락에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는 비동마을은 예로부터 오곡이 풍부하고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다. 멋스러운 돌담장이 마을 구석구석을 감싸 안고 있다. 마을 고샅길을 따라 돌다보면 어느새 마음 한구석에 평온이 깃든다. 그저 편안하다. 시름도 오간데 없이 다 사라진다.

뒤란의 텃밭에서 고양이 녀석이 웅크린 채 눈치를 살피고 있다.

문간채의 빛바랜 나무대문과 바람벽의 창문이 멋스럽다.

마을 뒤편의 포근한 풍경


옛 추억의 돌담길

기와집 뒤란의 텃밭에서 고양이 녀석이 웅크린 채 눈치를 살피고 있다. 낯선 이의 방문에 개가 짖어댄다. 잔뜩 찌푸린 봄날 오후 봄바람은 이따금씩 심술 맞게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마을은 고즈넉하다. 기암괴석과 잡목이 우거진 사자산은 비동마을 뒤로 병풍처럼 드리워져 있다. 마을 앞은 청보리 밭이 펼쳐져있고 오른편엔 억불산이 우뚝 솟아 있다.

한낮인데도 마을에서 ‘꼬끼오~‘ 수탉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고샅길에는 참새의 재잘거림이 가득하다. 마을 안길의 돌담은 담쟁이 넝쿨이 친친 감고 있다.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맨질맨질한 모과나무는 이제 막 새움이 돋아나고 있다.

매화꽃이 활짝 피었다.

하얀 목련의 봉긋한 꽃봉오리는 아래쪽에서부터 살풋 피어난다.

단아한 동백꽃은 곱디고운 새색시를 쏙 빼닮았다.


공동우물터 부근에서 방울을 매단 강아지가 딸랑거리며 쫄쫄쫄 따라온다. 담장아래에는 광대나물의 붉은 꽃과 하얀 냉이 꽃이 활짝 피었다. 수없이 맺힌 하얀 목련의 봉긋한 꽃봉오리는 아래쪽에서부터 살풋 피어난다.

대숲에서 아름다운 꾀꼬리의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마을 뒤편에 만들고 있는 연못공원은 징검다리로 이어져있다. 돌로 쌓은 터널을 지나자 동백나무고목에 빨갛게 핀 동백꽃이 유별나게 아름답다. 단아한 동백꽃은 곱디고운 새색시를 쏙 빼닮았다.

정겨운 장독대와 가마솥

대나무를 새끼로 엮어서 황토 흙에 볏짚을 넣어 발랐는 디.”


정말 살기 좋은 마을

이 마을 토박이인 아주머니(61.고연금)는 공기가 좋아서 정말 살기 좋으며 또한 앵두가 유명한 마을이라고 한다. 집 토방에서 파를 다듬고 있던 한 할머니는 “우리 동네 징하게 좋은 데여”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여기가 태 자린 디 공기가 좋아서 살기 좋아요. 옛날 우리 어렸을 때는 집집마다 앵두나무가 다 있었어요. 옛날 마을 이름이 동촌 인디 돌이 많아서 마을사람들이 독촌이라고 불렀어요.”

7대째 비동마을에서 산다는 이상량(55)씨는 흙바람 벽이 새마을사업으로 대부분이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한다.

“새마을사업하면서 다 없어져 부렀어. 대나무를 새끼로 엮어서 황토 흙에 볏짚을 넣어 발랐는 디.”

돌담장에는 세월의 더께가 끼어있다. 텃밭에 푸릇푸릇 자란 마늘, 돌담의 이끼. 남새밭의 푸성귀가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450년간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는 비동마을의 수호신이다. 이 느티나무는 조선 선조 초에 심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느티나무 곁에는 마을 청년들이 힘자랑을 하였던 3개의 들돌이 남아있다.

느티나무의 남쪽 나뭇잎이 먼저 돋아나면 남쪽이 풍년이 들고, 느티나무의 북쪽 나뭇잎이 먼저 돋아나면 북쪽이 풍년이 든다고 마을사람들은 믿고 있다.

[찾아가는 길]
전남 장흥읍 - 안양방면 - 동계삼거리좌회전 - 비동마을 조찬현 (choch1104@yahoo.co.kr) | 등록일 :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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