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2007.7.29/마동욱 기자



▲ 쇠똥구리와 경단으로 빚어진 개똥

29일 아침, 일찍 산책길에 나섰다가 우연히 쇠똥구리를 발견했다.

어릴 적엔 소똥을 굴리는 쇠똥구리를 숱하게 보았지만, 언젠가 부터 쇠똥구리는 우리곁을 떠났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연환경이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오염이 되면서 우리 땅을 지켜주었던 자연의 청소부 쇠똥구리도 멸종 위기에 있다.

2005년 전남 장흥군 용산면 운주리마을에서는 쇠똥구리가 발견되어 마을 이름도 쇠똥구리마을이라고 부르며 마을 브랜드로 사용하게 되었다. 쇠똥구리마을에서 생산된 적토미(빨간색 쌀) 80㎏ 한 가마가 200만원이라는 거금에 팔려나가기도 했다.

쇠똥구리가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환경오염이 안 되었다는 증거로 인식되면서 일년 내내 쇠똥구리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갔다. 이에 장흥군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받아 생약초 특약지구와 더불어 친환경 농사물 재배 적지로 전국에 홍보를 하고 있다.




▲ 2007년 7월 28일 경기도 분당에서 찾아온 손님들이 산책을 나왔다가 내가 발견한 쇠똥구리를 구경하고 있다. 고영찬 마을 추진위원장께서 학생들에게 평화마을이 이렇게 환경이 깨끗하다며 마을 자랑도 곁들이고 있다.

29일 아침 쇠똥구리가 발견된 평화마을은 소를 기르지 않은 마을이다. 내가 발견한 쇠똥구리는 소똥이 아닌 개똥에서 발견되었다. 평화마을 백일홍 연못 주변에서 발견된 쇠똥구리는 3마리였으며, 3마리의 쇠똥구리가 자신의 몸무게보다 수십 배가 큰 경단을 만들어 놓았다.
개똥을 먹고 자란 쇠똥구리도 소똥을 먹고 자란 쇠똥구리와 별반 다른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어릴 적 보았던 상단한 크기의 쇠똥구리는 아니였지만 제주도와 강원도 횡성에서 발견된 애기뿔 쇠똥구리였다. 장흥군 용산면에서 발견된 쇠똥구리도 애기뿔 쇠똥구리였다.




▲ 2007년 7월 처음 한마리가 발견되었는데, 자세히 관찰을 해보니 두마리가 더 발견되었다.

평화마을은 여름 내내 체험관광을 하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이 예약이 되어있다. 평화마을은 농촌 관광 체험마을이다. 어젯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중학생 체험단이 평화마을을 방문해 고영찬 추진위원장의 안내로 백일홍 연못을 찾았다가 이날 아침 난생 처음 쇠똥구리를 보게 되었다고 학생들은 즐거워했다.



▲ 도시에서 농촌을 찾은 학생들은 아마도 쇠똥구리가 얼마나 신기하고 중요한 곤충인지 잘 알지 못한것 같다.



▲ 쇠똥구리가 힘들게 만들어 놓았던 경단을 쇠똥구리를 찾겠다는 욕심으로 그만 망가뜨렸습니다. 쇠똥구리 한마리가 놀랐는지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 버렸습니다.



▲쇠똥구리를 좀더 가까이서 촬영하기 위해 나무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관찰을 하기위한 채집이라고 변명해봅니다.




▲ 쇠똥구리의 옆 모습입니다. 너무 작아 촬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개똥에서 찾은 쇠똥구리가 사정없이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빠른지 잡을 수 없습니다.




▲ 사진을 어렵게 촬영하자 쇠똥구리는 이제 그만 하라며 어디론가 날아오릅니다. 아마도 나를 무척이나 원망할 것 같습니다. 연못 주변을 모두 관찰 했지만 더 이상의 쇠똥구리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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