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달여울 작은 음악회가 5월 31일 안양면 여다지문학산책로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오후 8시부터 막을 올린 야외공연장에는 소설가 한승원, 손수익 전 장관, 유인학 전의원, 김희웅 전 번영회장 등 지역인사를 비롯 3백여 명의 주민이 참석했다.

마침 음력 4월 15일, 보름날 밤이어서 보름달이 뜨는 밀물 때의 시간. 바닷물이 여다지 갯벌 위를 야금야금 먹으며 밀려오는 시간이어서 쏴와 쏴와하니, 바닷물이 해변에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반팔 소매의 팔깃을 오므릴 만큼 제법 서늘한 바닷바람도 쉬임없이 불어온다.

그 시간 여다지 해변, 날씨가 맑았으면 보름달이 휘영청 떠 올랐을 그 해변에는 아름다운 선율이 보태지면서 여다지 낭만을 연출하고 있었다.

야외 공연장이라고는 하지만, 저녁 어둠이 깔린 뒤, 해변에서 음악회는 관내에서는 처음의 일이다. 안양면에서는 앞으로 매월 보름날 저녁에 이런 작은 음악회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란다. 다음 달 보름에는 수문해수욕장에서 열 계획이라고.

한승원 선생도 사회자의 요청에 따라 무대 앞으로 나와 ‘덕담’ 한 마디를 풀어냈다.

“방죽을 만들어 놓으면, 개구리가 뛰어 놀듯이, 이렇게 해변에 야외공연장을 만들어 놓으니, 음악회가 열리는구나 하고, 생각된다. 열대지방에 가 보면, 밤이면 이런 해변에서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는 무도회 같은 것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이곳에서 이런 음악회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모임이 있어질 것으로 생각되어 기대가 된다. 나는 20대 전후로 3년 동안 고향마을에서 고기를 잡고 김 양식을 하며 보낸 적이 있었다. 밤이면 누군가 불러내어 밖으로 나와 보면 바다가 누워 있었다. 바닷가를 거닐다가 때론 유행가 ‘굳세어라 금순아’ 를 목이 터지도록 부르곤 했다. …오늘 여러분들이 바닷가에 모여 작은 음악회를 갖는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그때의 일이 생각되어 감개가 무량하다. 오늘 같은 모임이 꾸준이 이어져서 이곳 무대가 장흥의 명물이 되고 전국의 명물이 되고 세계의 명물이 되길 바란다.”

이날 음악회는 안양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최병길(트럼펫연주자)씨의 사회로 ▲협주, 바이올린-안다혜(장흥푸른피아노원장)/첼로-최재원(장흥중1. 안다혜 아들)/플롯-최재윤(장흥중1. 안다혜 아들)로 ‘사랑의 인사’, ‘사랑의 기쁨’, ‘케논변주곡 D장조’ ▲시낭송-김금주(잉글리쉬피아노원장, 연문회 회원)-‘갯마을 사람를’ ▲트럼펫 독주-최별길(안다혜 남편) ▲시낭송-이민란(목포 작은문화예술모임 회원,전국재능 시낭송대회대통령상수상)-‘다시 여신을 위하여’ ▲플롯 이중주/ 첼로 협주(플롯-안다혜/첼로-최재원/플롯 최재윤)- ‘시론의 꽃’ ‘님이 오시는 길’ ‘사랑으로’ ▲시 낭송-오소후(시인, 전남과학대학교수)-‘정각암이 있는 풍경’ ▲색소폰-위왕규(음악예비학교원장, 토요시장극단장)-‘마이웨이’외 2곡 ▲합창-다함께 ‘선구자’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한봉준 면장은 “당초는 우리들만의 조촐한 자리로 만들어 연주도 해 보고 얘기도 하면서 달빛해변의 아름다운 서정에 흠뻑 취해보고 싶어 기획했지만, 추진하면서 오소후 이미란 님의 시낭송이 추가되면서 행사가 다소 커졌다”고 말하고 “다음 달 수문해수욕장에서 개최되는 2회 작은 음악회에는 바라춤이라든지 국악가요 등 전통적인 프로를 추가해 지역민들의 정서에 한 발 더 다가가는 음악회로 발전시켜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해변의 밤은 깊어가고, 공연장 우측으로 펼쳐진 해변에 들어선 한승원의 비시들 사이로 장흥문학의 ‘전설이 한창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있는 이 여다지 해변에 이날, 또 하나의 전설이 시작되고 있었다.

글 김선욱/사진 마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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