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미디어/2007년 5월 8일 (화) 09:30






[북데일리] 화가 김선두, 시인 김영남, 소설가 이청준이 봄맞이 남도 여행에 나섰다. <남도, 모든 길이 노래더라>(아지북스. 2007)를 통해서다.
책은 세 작가의 근작 및 기존 작품들을 엮어 만들어낸 일종의 화첩 기행이다. 그림과 시, 소설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김영남은 후기 ‘남도길에 걸음을 싣다보니’에서 “이번에 책으로 여기 묶게 된 작품들은 화가, 소설가, 시인이 남도의 길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 내용을 각자의 방식으로 표출한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남도길이 가슴속에서 늘 꿈틀대고 있는 사람들. 이청준, 김선두, 김영남 이 세 사람의 대표작 또는 출세작들이 남도길이란 소재 하나로 묶이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의 글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세 명은 모두 남도 출신이다. 이 책만으로 독자들이 직접 남도를 거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이유도 그 덕분.

그림을 따라, 시를 따라,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남도의 풍경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구성진 노랫가락이 귓가를 맴돈다.

고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련한 정취를 함께 나누기 위해, 그 중 일부를 옮긴다.


“오른쪽은 강진 해남 길, 왼쪽은 보성 고흥 길 / 길은 모두 노래로 이어지고 포구에서 사라지네 / 그러나 사라져선 안 될 노래 하나 / 장흥 회진항에 묶었다하니 / 거기 선학동 가는 길 서글픈 자루도 짊어지네 / 옛 약국과 뱃길 묻다가 마침내 그 주막에 드네” (김영남 ‘선학동 나그네를 찾아’ 중에서)


“‘어이 가리 어이 가리 / 산 첩첩 물 첩첩 다리 아파 어이 가리 / 해는 지고 달뜨는데 / 주막 없어 어이 가리...’ 잠을 자거나 잠을 깨거나 소년의 귓가에선 노랫소리가 떠돌았고 소년의 머리 위에는 언제나 이글이글 불타오르는 뜨거운 햇덩이가 걸려 있었다.” (이청준 ‘서편제’ 중에서)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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