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소중함과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는 '가정의 달'이다. 또 5월은 '청소년의 달'이다. 또 5월에는 어린이 날(5일), 어버이 날(8일), 스승의 날(15), 성년의 날(21) 등 여러 기념 행사가 겹쳐 있다. 올해는 석가탄신일(24일)까지 5월에 들어 있다.

신록이 깊어가고 바야흐로 생명력이 넘쳐나는 이 5월은 청소년들, 어린이에게 한없는 사랑을 전하고 축복하며 어버이와 어른과 스승에게 공경과 감사를 전하는, 가장 소중한 사람들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사랑의 달’인 것이다.

이런 연유로 5월이면 다양한 문화 이벤트들이 전국 곳곳에서 넘쳐난다. 또 많은 지자체에서도 향토축제가 행해지는데,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축제가 무려 90여개가 개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5월이라는 계절적 의미에 여러 기념의 날을 의식해서, 축제의 시기를 이때로 정해서 개최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그만큼 5월이 지역 축제의 계절로서 최적의 시기라는 것을 웅변한다.

다행이 우리 장흥군도 5월에 축제가 몰려 있다. 보림문화제, 철쭉제, 키조개 축제에다 가무악제전과 군민의 날까지 포함하면 5개가 5월 초에 펼쳐진다. 제각각 나름의 역사적인 연원과 특성이 있다. 그러나 이중 무엇 하나 전국적인 문화축제로 내놓기에는 부족한 것들이다. 물론 철쭉제는 전국적인 축제로 잘 알려져 있긴 하지만, 이는 산행축제일 뿐이어서 문화적 향토 축제와는 조금 거리가 있다.

또 역사가 깊은 보림문화제가 있긴 하지만 군민의 날과 겹쳐있고, 또 고싸움 등 전통민속 놀이가 시연되기도 하지만 자랑스럽게 외지인들에게 내세울만 하고 또 외지인들이 이를 구경하기 위해 몇십 만 명씩, 몇백 만 명씩 장흥을 찾아오도록 만드는 문화축제와는 거리가 멀다.

해서 지난 2005년부터 우리 군에서도 우리 군의 대표축제 개발을 위해 용역을 맡기기도 했고, 또 일각에서 대표 축제를 위해 연구하기도 했지만, 대표축제 개발의지는 여전히 책상 속에 가둬져 있는 실정이다.

대표축제 개발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그만 접자.
여기서 필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대표축제를 다른 곳에서 구하지 말고, 바로 지금 우리가 행하고 있고 지금까지 행해 온 이 5월의 행사들을 대표축제로 발전시켜 보자는 것이다.

4월 28일부터 시작되는 가무악제전부터 보통 5월 5,6일 전후나 7,8일 전후에 마치는 제암철쭉제까지 치러지는 모든 문화행사를 이름 그대로 놔두고, 이 전체를 아우러서 가칭 5월 '정남진 축제'라든지 하는 별도의 대표적 축제 이름 하나를 내걸자는 것이다. 그리고 통일된 유기적인 체계를 갖추고 그 안에서 가무악제전이며, 키조개 잔치며, 철쭉체 등 기본 행사를 진행하고, 또 사진 분재 서화 미술 시화 공예품 전시 등도 곁들이고, 장흥문화원에서는 해마다 치르는 청소년 백일장이나 사생대회도 이때 개최하고, 장흥동학기념사업회 같은 데서도 이때 동학제 같은 이벤트도 추진해 보는 등 몇 가지 특성 있는 문화 이벤트를 가미하면, 바로 그것이 바로 대표축제라 할 수 있는 '정남진 축제'의 시작이 되는 게 아니겠는가.

그리고 뭔가 주제가 되는 진짜 볼거리 한두 개 정도, 장흥에서만 구경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면, 앞으로 연구하고 개발해서, 버꾸농악과 곁들인 고싸움을 특성화해 육성한다든지, 누구의 주장처럼 미누나리에 축제와 탐진천변의 등불축제를 곁들인다든지 하면서 장흥 고유의 경쟁력 있는 대표축제로 발전시켜 가면 되는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순 없다. 그리고 기왕에 행해지고 있는 축제들이다. 다소 어수선하고 통일감, 일체감이 없어 시너지 효과도 부족한 이 5월의 축제들을 하나의 축제 이름 아래 묶여서 시작하는 데서부터 장흥 고유의 경쟁력 있는 대표축제가 창출, 발현될 수 있지 않겠는가.

구슬이 서 말이라고 꿰어야 보배가 된다.
장흥군의 크고 작은 축제들의 특성은 관주도가 아닌 민주도형의 축제들이고 다른 데서의 축제처럼 몇 억씩의 예산지원으로 치러지기보다 고작 1천, 많아야 2,3천만원 지원으로도 그것도 지역민 중심으로 잘 치러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기존의 장흥 축제들을 부정시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또 하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전체적인 관점, 대외적인 관점에서, 장흥 전체의 이미지 제고, 시너지 효과에서는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중복성이나 모호성이 두드러지고, 보여주기에 치우친 행사가 빈번해지면서 축제의 본질을 곧잘 훼손시킨다는 것이다.

예컨대, 철쭉제는 철쭉제만 홍보하고, 키조개축제는 키조개만 홍보한다. 또 각각의 축제마다 총력이 모아지지도 않는다. 다들 별개의 축제들이기 때문이며 또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체계로 연대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모든 축제가 종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체계화 되면 대외적 이미지 제고, 관광객을 위한 각종 서비스 제공이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축제의 본질은 치유와 신명, 기원에 있다. 그리고 이것들은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는 大同)을 추구한다. 장흥군민이 대동에 이르는 길, 이것은 바로 한 이름의 축제다운 대표 축제로부터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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